천주교 사제 100여명 주도해 '안중근평화연구원' 설립

대한국인
201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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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상생의 안중근 사상, 양극화 치유에 꼭 필요"
천주교 사제 100여명 주도해 '안중근평화연구원' 설립

  • 송옥진기자 click@hk.co.kr
    최알참아람 인턴기자(한양대 독어독문4)
입력시간 : 2011.07.29 22:07:44

 

  • 29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중근평화연구원 창립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자료집을 보고 있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천주교 사제들이 안중근 의사의 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한 연구 단체를 만들었다. 사제 100여명이 주도해 설립한 '안중근 평화 연구원'이다. 1999년 발족한 '안중근 의사 기념 사업회'와 가톨릭 단체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기쁨과 희망 사목 연구원'이 주축이 됐다.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안중근 평화 연구원' 창립기념식이 열렸다. 이사장을 맡은 함세웅 신부는 인사말에서 "안중근 의사의 '독립·정의·평화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해 '식민 잔재 청산', '민권 신장', '남북 화해'를 위해 힘쓰겠다" 고 밝혔다.

기념식 전에는 안 의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고 일본의 안중근 의거 연구를 비판적으로 살피자는 취지의 학술대회 자리가 마련됐다.

류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안중근 사상에 비추어 본 시대적 과제'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안중근 사상의 핵심은 호혜와 상생이었으며, 이는 양극화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안 의사의 의거를 종교적 입장에서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09년 <안중근 평전>을 펴 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천주교 쪽에서도 당시 안 의사의 의거를 '살인'으로 규정했던 것에 대해 최근 사과하고 있다"며 "이토 히로부미의 사살은 천주교 교리와 신앙에 위배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실제로 정진석 추기경은 지난해 3월 서울 명동성당 추모 미사에서 안 의사의 천주교 신자 신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안 의사는 19세 때 세례명 '토마스(도마)'로 영세를 받은 후 6~7년간 황해도 일대를 돌며 선교 활동을 할 만큼 독실한 신자였다.

기념식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불교, 기독교 등 종교계 인사들을 포함해 모두 200여명이 참석했다. '안중근 평화 연구원'은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에 맞춰 10월26일 '안중근 평화학교'를 열고, 통일과 평화, 다문화 등을 주제로 다양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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