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로연내폐지

대한국인
2011-08-30
조회수 1950

<성북구 '인촌로' 20년만에 이름 바뀔듯>

항일운동단체-고대 '인촌로' 명칭 갈등
(서울=연합뉴스) 항일운동가 단체들이 고려대 사거리~보문역 1.2㎞ 구간 길인 인촌로 명칭 폐지 운동에 나서면서 고려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현장에 설치된 현수막. 2011.6.20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친일파 논란에 휩싸인 인물의 호를 따 이름을 만든 서울 성북구 인촌로가 올해 안으로 명칭이 바뀔 전망이다.

30일 성북구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인촌로와 보문사길 등 최근 논란이 된 도로명을 바꾸거나 환원할 수 있도록 명칭 변경 제한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도로명주소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의결, 법제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달 26일 성북구로부터 지난 6월30일로 끝난 도로명 변경 가능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 달라는 취지의 건의서를 받아 내부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성북구는 도로명 주소 시행 과정에서 과거 인지도가 높았던 도로 이름이 폐기돼 길 찾기가 불편하다는 주민 반발이 나온 점을 기간 연장 사유로 들었다.

불교 등 특정 종교와 관련한 길 이름이 여럿 폐기되면서 편파적 행정이라는 지적을 불러일으키는 등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건의를 접수한 행안부는 '고시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도로명은 변경할 수 없다'는 현 조항에 조건을 달아 필요한 경우 올해 말까지 도로명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앞서 이달 초 의결, 법제처로 넘겼다.

개운사길→인촌길 명칭 변경은 역사 훼손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등 항일운동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청을 방문, '개운사길 51'의 명칭이 '인촌로 23길'로 바뀐것에 대해 "친일인사의 호를 쓸 수 없다"며 항의하고 있다. 2011.5.30 uwg806@yna.co.kr

성북구는 법제처 심사가 끝나고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면 즉각 명칭 변경에 착수, 주민 동의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는 통보가 오면 바로 명칭 변경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법제처 심사가 통상 2개월 가량 걸린다고 하니 올해 안에 충분히 현안을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려대사거리~보문역 1.2㎞를 잇는 인촌로는 옛 이름이었던 '이공대 뒷길'이 거부감을 준다는 주민 요청으로 서울시가 고려대 설립자 인촌 김성수의 호를 따 1991년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항일운동가 단체들은 김성수가 친일행위자로 규정된 데다 1905년 고려대의 전신 보성전문학교를 설립한 인물은 구한말 정치가 석현 이용익 선생으로 보는 것이 옳다며 인촌로 명칭에 역사적 정당성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항일단체들이 인촌로 일대에 걸어놓은 현수막을 고려대 측이 철거하자 단체들이 경찰에 신고, 한 고려대 직원이 청소용역 직원들에게 현수막 철거를 지시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puls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30 05:31 송고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