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 욕되게 하고 국민우롱 처사' 지적
국가보훈처 예산 지원 받아 46명 中 상해 관광
보훈처 "당황스럽다…잘못 쓰인 예산 환수할것"
기념회 "관광 금했는데…담당자 문책하겠다"
【'윤봉길 의사 욕되게 하고 국민우롱 처사' 지적
국가보훈처 예산 지원 받아 46명 中 상해 관광
보훈처 "당황스럽다…잘못 쓰인 예산 환수할것"
기념회 "관광 금했는데…담당자 문책하겠다"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국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매헌윤봉길의사기념기념회(회장 황의만·기념회)가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보훈처)의 보조금을 받아 중국 상해로 외유성 출장을 가 물의를 빚고 있다.
기념회 관계자는 28일 "윤봉길의사 상해의거 82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회장단과 회원 등 46명이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27~29일 2박3일 일정으로 상해로 갔다"며 "당초 관광 일정을 빼고 윤 의사와 관련된 중국 현지 관계자와 세미나 등으로 조정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관광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자가 현지로 떠난 참석자와 직접 통화한 결과 27일부터 애초 마련한 관광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어제(27일)부터 원래 일정대로 관광을 하고 있다. 지금은 동방명주를 보고 나오는 길이다"고 말했다.
기념회의 당초 일정표에는 27일에만 ▲임시정부청사 ▲남방 정원양식의 대표인 예원 ▲상해 옛거리 ▲프랑스 조계지 신천지 ▲타이캉루 예술거리 ▲상하이 아트 특구 탐방 ▲외탄야경 감상 등 상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28일에는 ▲상하이의 베니스 주가각 북대가 거리 관광(아치형 다리 방생교, 북대가 거리 등) ▲운하유람 ▲화려한 상해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동방명주 ▲밀랍 역사박물관 ▲마시청 서커스 관람 등으로 일정이 짜였다.
기념회에 따르면 29일은 윤 의사의 상해 의거 82주년 기념식이 있는 날이다. 일본과 중국 한국에서 이날 오전 11시(한국 기준)에 기념식이 동시에 개최된다. 이들 기념회 관계자는 이 행사 참석을 위해 지난 27일 2박3일 일정으로 인천공항에서 중국으로 떠났다.
문제는 온 나라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애도를 하는 기간임에도 이들은 이틀간의 관광 일정을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윤봉길 의사의 상해 의거 기념식에도 찬물을 끼얹는 일을 벌인 것이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29일 상해 홍구공원에서 열린 일본군 전승경축식에서 폭탄을 터트려 수뇌부를 폭사시켰다. 이 일로 윤 의사는 그해 12월19일 26발의 탄환을 맞고 순국했다.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보훈처는 이번 행사 전체 예산(5400만원) 중 절반인 2500만원을 국비로 지원했다. 나머지 돈은 기념회와 소속 회원(37만원) 및 비회원(40만원)이 부담했다. 하지만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피지는 않았다. 기념회는 보훈처에 등록된 법인단체다. 예산을 쥐고 있는 보훈처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특히 일부에서 나라가 슬픔에 빠진 와중인 만큼 외유성 행사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관광이 포함된 일정과 윤 의사와 관련된 행사로 채워진, 두 가지 일정표가 등장하기도 했다.
당초 일정표는 기념식(29일) 당일을 뺀 나머지 시간은 모두 관광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보훈처가 이런 시국에 절대로 관광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 윤 의사와 관련된 것들로 채워진 또 다른 일정표가 등장한 것이다. 보훈처에는 관광이 빠진 일정표를 최종적으로 보내고 실제 행사는 관광을 한 것이다.
기념회 관계자는 "여행사와 담당 직원에게 국내 사정이 좋지 않으니 일정을 축소하라고 했는데 현지 여행사와 관계 등도 있어서 제대로 진행이 어려웠던 것 같다"며 "공무원도 아니고 일반인들이기 때문에 (관광) 일정을 조정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책임을 통감하고) 실무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기념회 황의만 회장과 송준빈 직무대행, 박충신 부회장, 윤봉길 의사의 조카인 윤주 상임부회장 등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 관계자는 "지난 주 금요일(25일)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윤 의사와 관련된 행사 외에는 자제해 달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당황스럽다"며 "사후 비용처리를 철저히 해서 관광 등 다른 용도에 쓰인 부분을 환수하는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이번 행사에 직원을 파견하지 않아 현지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고 지원은 물론 세월호 참사로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인 만큼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기념회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건국이래 최악의 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시기에 관광성 기념행사를 떠난 기념회의 극악 무치한 행위는 윤봉길 의사를 욕되게 하고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관광성 행사를 하도록 국고를 지원한 보훈처는 국고 전액을 환수하고 기념기념회는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om@newsis.com
'윤봉길 의사 욕되게 하고 국민우롱 처사' 지적
국가보훈처 예산 지원 받아 46명 中 상해 관광
보훈처 "당황스럽다…잘못 쓰인 예산 환수할것"
기념회 "관광 금했는데…담당자 문책하겠다"
【'윤봉길 의사 욕되게 하고 국민우롱 처사' 지적
국가보훈처 예산 지원 받아 46명 中 상해 관광
보훈처 "당황스럽다…잘못 쓰인 예산 환수할것"
기념회 "관광 금했는데…담당자 문책하겠다"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국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매헌윤봉길의사기념기념회(회장 황의만·기념회)가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보훈처)의 보조금을 받아 중국 상해로 외유성 출장을 가 물의를 빚고 있다.
기념회 관계자는 28일 "윤봉길의사 상해의거 82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회장단과 회원 등 46명이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27~29일 2박3일 일정으로 상해로 갔다"며 "당초 관광 일정을 빼고 윤 의사와 관련된 중국 현지 관계자와 세미나 등으로 조정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관광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자가 현지로 떠난 참석자와 직접 통화한 결과 27일부터 애초 마련한 관광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어제(27일)부터 원래 일정대로 관광을 하고 있다. 지금은 동방명주를 보고 나오는 길이다"고 말했다.
기념회의 당초 일정표에는 27일에만 ▲임시정부청사 ▲남방 정원양식의 대표인 예원 ▲상해 옛거리 ▲프랑스 조계지 신천지 ▲타이캉루 예술거리 ▲상하이 아트 특구 탐방 ▲외탄야경 감상 등 상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28일에는 ▲상하이의 베니스 주가각 북대가 거리 관광(아치형 다리 방생교, 북대가 거리 등) ▲운하유람 ▲화려한 상해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동방명주 ▲밀랍 역사박물관 ▲마시청 서커스 관람 등으로 일정이 짜였다.
기념회에 따르면 29일은 윤 의사의 상해 의거 82주년 기념식이 있는 날이다. 일본과 중국 한국에서 이날 오전 11시(한국 기준)에 기념식이 동시에 개최된다. 이들 기념회 관계자는 이 행사 참석을 위해 지난 27일 2박3일 일정으로 인천공항에서 중국으로 떠났다.
문제는 온 나라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애도를 하는 기간임에도 이들은 이틀간의 관광 일정을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윤봉길 의사의 상해 의거 기념식에도 찬물을 끼얹는 일을 벌인 것이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29일 상해 홍구공원에서 열린 일본군 전승경축식에서 폭탄을 터트려 수뇌부를 폭사시켰다. 이 일로 윤 의사는 그해 12월19일 26발의 탄환을 맞고 순국했다.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보훈처는 이번 행사 전체 예산(5400만원) 중 절반인 2500만원을 국비로 지원했다. 나머지 돈은 기념회와 소속 회원(37만원) 및 비회원(40만원)이 부담했다. 하지만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피지는 않았다. 기념회는 보훈처에 등록된 법인단체다. 예산을 쥐고 있는 보훈처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특히 일부에서 나라가 슬픔에 빠진 와중인 만큼 외유성 행사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관광이 포함된 일정과 윤 의사와 관련된 행사로 채워진, 두 가지 일정표가 등장하기도 했다.
당초 일정표는 기념식(29일) 당일을 뺀 나머지 시간은 모두 관광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보훈처가 이런 시국에 절대로 관광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 윤 의사와 관련된 것들로 채워진 또 다른 일정표가 등장한 것이다. 보훈처에는 관광이 빠진 일정표를 최종적으로 보내고 실제 행사는 관광을 한 것이다.
기념회 관계자는 "여행사와 담당 직원에게 국내 사정이 좋지 않으니 일정을 축소하라고 했는데 현지 여행사와 관계 등도 있어서 제대로 진행이 어려웠던 것 같다"며 "공무원도 아니고 일반인들이기 때문에 (관광) 일정을 조정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책임을 통감하고) 실무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기념회 황의만 회장과 송준빈 직무대행, 박충신 부회장, 윤봉길 의사의 조카인 윤주 상임부회장 등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 관계자는 "지난 주 금요일(25일)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윤 의사와 관련된 행사 외에는 자제해 달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당황스럽다"며 "사후 비용처리를 철저히 해서 관광 등 다른 용도에 쓰인 부분을 환수하는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이번 행사에 직원을 파견하지 않아 현지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고 지원은 물론 세월호 참사로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인 만큼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기념회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건국이래 최악의 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시기에 관광성 기념행사를 떠난 기념회의 극악 무치한 행위는 윤봉길 의사를 욕되게 하고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관광성 행사를 하도록 국고를 지원한 보훈처는 국고 전액을 환수하고 기념기념회는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o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