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로서 정부의 안중근의사 유해 발굴 태도를 비판한다』

대한국인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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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로서 정부의 안중근의사 유해 발굴 태도를 비판한다』

신운용

 

올해는 안중근의사가 순국하신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그 동안 우리는 안의사의 유해 발굴을 민족적 염원으로 여기고 살아왔다.

그 염원을 받들어 2008년 여순에서 유해 발굴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결국 실패하였다. 실패는 예견된 결과였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근거가 희박한 논리와 학계의 검증을 받지 않은 일부의 주장에 따라 추진하였기 때문이다.

2008년 정부의 발굴 실패는 나라 사람들에게 두 가지 큰 손실을 입혔다. 하나는 엉터리 정보를 유력한 것으로 과장하여 중국정부의 발굴허가를 얻었으나 결국 실패하여 외교의 신뢰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는 외교의 외자도 모르는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하나는 국민의 혈세를 아무런 검증 없이 낭비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를 누가 믿고 신뢰하겠는가.

막대한 외교적 손실과 혈세를 낭비한 2008년 발굴을 주도한 어느 한 사람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 4월 28일 정부는 실패한 발굴 추진 인사들을 주축으로 <안중근의사 유해 발굴 추진단>을 다시 구성했다. 이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역사를 모독하는 어이없는 결정이다. 유해 발굴의 실패보다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국민들을 기만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위원회의 중책을 맡기는 것은 정부의 무능이 아니라 의혹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유해 발굴의 자료를 제공한 한 인사는 발굴이 실패하였음에도 당당하게정부가 공식적으로 만든 자료에서 “발굴을 시도했던 여순 감옥 뒷산을 안중근의사의 묘가 있던 곳임을 확인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정부의 공식입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람 뼈 한 조각도 나오지 않은 곳’을 여순 감옥 묘지라고 결론을 내렸으면 안중근의사의 유해는 영원히 사라진 것이 아닌가. 현지에 사는 분들은 그 곳을 일제가 쓰레기장으로 사용하였다고 전하며 정부의 무능을 비웃고 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안중근의사의 유해를 찾는다고 여론을 조장하는 것은 나랏사람들을 우롱하는 행위이다.

더욱이 최근 <안중근의사 유해 발굴 추진단>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에 걸쳐 이미 다 공개된 자료(심지어 자신들이 발간한 자료집에도 실려 있는 사료)를 마치 자신들이 처음으로 찾아낸 것처럼 선전하며 이런 자료가 있으니 안중근의사의 유해관련 자료가 반드시 남아 있을 것이라는 허황된 논리를 동원하고 있다.

특히 의거일인 오늘(2010년 10월 26일) 안중근의사 사형을 축하하는 모임의 사진이 있다는 이미 알려진 신문보도의 내용을 마치 새로운 자료인 양 발표하면서 이것을 근거로 일제가 유해관련 사진을 남겼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는 1909년 10월 23일 안중근의사가 우덕순과 유동하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으니 유해관련 사진도 있을 것이라는 유치한 주장과 같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진실을 속이는 것은 나랏사람들을 바보로 여기는 행위임라는 것을 <안중근의사 유해발굴 추진단>은 알아야 한다. 안중근의사는 역사의 진실을 쏘았던 것이다. 결코 나랏사람들은 어리석지 않다.

 

****안중근의사의 유해 진실은 필자의 논문「안중근유해의 조사 ․ 발굴 현황과 전망」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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