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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국인
2006-04-27
조회수 2659
안중근기념관 확대이전 ‘문제있다’
주도단체, 부지, 예산타당성 모두 ‘부적격’
7월 기공식 앞두고 저지 움직임

2006/4/17
조은성·박신용철 기자 missing@ngotimes.net

안중근기념관이 오는 7월 남산 식물원이 헐리는 자리에 들어선다. 식물원 아래 있었던 기존의 안중근기념관이 확대이전되는 것이다. 새 기념관 건립비용에는 국고보조 130억원, 성금 20억원으로 총 150억원이 책정됐다.

안중근기념관의 확대이전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지 및 예산의 적정성, 과정의 투명성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념관을 새로 건립한다면 부지선정부터 역사성과 지역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단위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안중근기념관 확대이전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단체는 (사)안중근의사숭모회(회장 황인성·전 국무총리). 이들은 건립비용으로 애초 220억원을 제시했다. 이들이 추진하던 새 기념관 건립사업은 2004년 8월 노무현대통령의 지시로 탄력을 받게 된다. 노 대통령이 원로지사, 독립유공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안중근의사의 위상에 맞는 새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김우전 전 광복회장의 건의를 들은 뒤 국가보훈처장에게 사실상 추진에 가까운 긍정적 검토지시를 내린 것이다.

보훈처는 재작년 설계비로 8억여원을 책정하고 지난해 150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데 이어 올해 중점이행과제로 안중근기념관건립사업을 설정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150억원의 기념관 건립예산은 연구용역도 실시하지 않고 배정됐다. 이에 따라 보훈처의 150억원이란 예산은 안중근숭모회가 제시했던 220억원이란 자료에 근거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는 지난해 예산심사를 한달 앞두고 급하게 올라온 안중근기념관건립예산에 대해 면밀한 검토 없이 승인했다. 국회 정무위원실 관계자는 “당시 사업계획에 대한 검토가 미비했다”고 털어놨다. 국가보훈처가 연구용역도 거치지 않고 배정한 예산이 보훈처의 감사기관인 국회 정무위에서도 검토 없이 승인됐다는 얘기다.  

안중근기념관 확대이전은 애초 안중근숭모회가 추진한 것이었으나 현재 이를 맡고 있는 것은 (사)안중근의사기념관건립위원회(회장 이수성·전 국무총리)이다. 지난해 12월 26일, 해를 갓 넘기기 전 보훈처에 등록된 이 사단법인은 안중근숭모회에 대해 안중근기념사업회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기념관건립을 예정대로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안중근숭모회의 태생부터 알아야 한다. 1963년 윤치영, 이은상 등 박정희 쿠데타정권을 지지하던 친일수구세력에 의해 설립된 안중근숭모회는 현재 1970년에 건립된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 소재 안중근기념관의 위탁관리를 맡고 있다.

친일조각가 김경승이 제작한 안중근동상과 박정희가 쓴 ‘민족정기의 전당’이란 글씨가 말해주듯 안중근기념관은 독립운동가 안중근을 모욕하는 형태로 박제화 돼왔다. ‘그들만의 기념관’에 안 의사의 유품 몇 점을 넣어두고 영사실의 영상만 ‘스르르’ 돌아가는 형태로 말이다. 더군다나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기념사업회의 장이 친일청산에 반대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은 어디부터 수술을 해야 하는 건지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이같은 안중근숭모회에 본격적으로 반기를 들고 등장한 것이 2004년 창립된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 의사에 대해 1979년 처음으로 탄신 1백주년 기념미사를 집전했다. 2000년부터는 충북 청원군 청소년수련관의 문패를 ‘안중근 학교’(교장 신성국 신부·KAL858기사건진상규명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로 바꿔달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안중근 의사의 평화와 인권사상을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안중근기념사업회와 같이 기존의 조직을 비판하며 등장한 단체에 대해 특유의 색깔론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대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친북용공세력이 기존의 기념사업회 장악이 여의치 않을 경우 또 하나의 단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한편 안중근기념관 확대이전문제로 인해 기존의 독립운동가 관련 기념관 운영에 대한 관심도 제고되고 있다. 민족단체진영 인사들은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내건 기념사업회와 기념관이라면 무엇보다 교육사업에 역점을 두고 국민의 품을 향해 달려갈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은성·박신용철 기자 missing@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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