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12월 30일에 내린 "단발령' 공문(왼쪽), 단발령이 내려지자 상투를 자르는 모습 (출처: 우리문화신문 “1895년 단발령, 백성 저항에 부딪혀”)
‘신체발부 수지부모’ 과거 한반도에 서있던 많은 국가들이 민족성을 지키고 민족적 자긍심을 유지하기 위해 받아들인 이념이다. 실제로 조선시대에서부터 식민지 때까지 가장 마지막에도 지켜졌다. 을미사변 후 단발령이 강제로 집행될 당시 상투를 튼 조선인들은 강제로 상투가 잘리면서 울고, 분노했다. 이는 단순히 머리카락이 잘려나간 것이 아니라 그들의 민족적 자긍심과 의지 그리고 자존심이 잘려나간 것과 같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머리카락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주던 것은 과거의 일만이 아니다. 지금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머리카락은 그들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지난 9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중·고교생 두발 자유화 선언’을 발표했다. 현재 학생들 민원이 가장 많은 사안이 두발·복장자유화임을 겨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조 교육감은 “머리 모양을 정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에 해당하며 기본권으로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은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의 자기결정권과 자유, 자율을 두발에서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교생의 두발 자유화에 대해서는 과거서부터 논쟁이 많았던 사항이다. 과거 1982년 전두환 정권 때 두발자유화가 잠시 시행된 적이 있다. 이때 문교부에서 염색, 펌은 강하게 규제하되 머리를 기르는 것만 잠시 허용됐다. 사실 이는 전두환 정권이 내놓은 전시 정책 가운데 하나였다. 그 까닭에 두발 자유화는 정착되지 못했다. 교련, 국민교육헌장 암기 등 군사독재 시절 교육이 뿌리 박혀있던 상황에서 이는 쉽지 않은 일이였다. 이후 1990년대부터 두발 자유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기 시작해 2000년대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그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당시에 두발 규제는 학생들이 학생임을 보여주는 최전선이라는 견해가 많아 목소리가 묻히곤 했다. 이러한 견해는 2005년 학생들의 진정을 받아들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학생 두발 자유는 기본권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말한 데서 전환점을 맞아 2010년 경기도를 중심으로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되면서 두발 자유화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갖게 된다.
울산 신정중학교에서 두발자유, 체벌중단, 휴대폰압수금지 등을 요구하는 학내시위 (출처: 오마이뉴스 “중학생 ‘두발자유’ 시위에 징계 시도 논란”)
두발 자유화가 학생들의 기본권을 증진시켜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부정적인 의견이 여전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과거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학생이 학생다운 모습을 유지해야한다.’는 폭력적인 시선이 아니라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의 등장이라며 난색을 표하는 쪽이 더 많다. 또 다른 쪽에서는 성장기를 방종으로 보낼 수 있다 염려하며 반대를 표하기도 한다.
앞선 우려들에 대해서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두발상태를 탈선 혹은 학업과 연관시키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이라 말한다. 실제 많은 대안학교나 혁신학교에서 파마와 염색이 자유롭지만, 기성세대가 우려하는 현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학생들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비정상’이 ‘정상’으로 되돌아갔다며 이를 열렬히 반기고 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두발 자유화는 학생들의 인권,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한 걸음이다. 두발길이에 대한 규제는 과거 군대식 문화에서 비롯된 잔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학교들이 두발길이에 대한 단속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두발 길이를 단속하는 학교들이 존재한다. 또 염색이나 펌과 같은 학생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규제가 심하다.
과거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잘린 자신의 상투를 들고 울던 많은 조선인들에게 머리카락은 자긍심과 자존심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이는 현재 한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많은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것으로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것에 대한 반항을 표한다. 또 자신의 정체성과 기분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머리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하나의 표현수단으로, 자기 자신을 정립하는 수단으로써 사용되는 두발을 학생들에게만 너무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안중근청년기자단 우지선 기자>
작성일 : 2018. 11. 12. 16:32
1895년 12월 30일에 내린 "단발령' 공문(왼쪽), 단발령이 내려지자 상투를 자르는 모습 (출처: 우리문화신문 “1895년 단발령, 백성 저항에 부딪혀”)
지난 9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중·고교생 두발 자유화 선언’을 발표했다. 현재 학생들 민원이 가장 많은 사안이 두발·복장자유화임을 겨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조 교육감은 “머리 모양을 정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에 해당하며 기본권으로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은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의 자기결정권과 자유, 자율을 두발에서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교생의 두발 자유화에 대해서는 과거서부터 논쟁이 많았던 사항이다. 과거 1982년 전두환 정권 때 두발자유화가 잠시 시행된 적이 있다. 이때 문교부에서 염색, 펌은 강하게 규제하되 머리를 기르는 것만 잠시 허용됐다. 사실 이는 전두환 정권이 내놓은 전시 정책 가운데 하나였다. 그 까닭에 두발 자유화는 정착되지 못했다. 교련, 국민교육헌장 암기 등 군사독재 시절 교육이 뿌리 박혀있던 상황에서 이는 쉽지 않은 일이였다. 이후 1990년대부터 두발 자유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기 시작해 2000년대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그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당시에 두발 규제는 학생들이 학생임을 보여주는 최전선이라는 견해가 많아 목소리가 묻히곤 했다. 이러한 견해는 2005년 학생들의 진정을 받아들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학생 두발 자유는 기본권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말한 데서 전환점을 맞아 2010년 경기도를 중심으로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되면서 두발 자유화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갖게 된다.
울산 신정중학교에서 두발자유, 체벌중단, 휴대폰압수금지 등을 요구하는 학내시위 (출처: 오마이뉴스 “중학생 ‘두발자유’ 시위에 징계 시도 논란”)
두발 자유화가 학생들의 기본권을 증진시켜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부정적인 의견이 여전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과거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학생이 학생다운 모습을 유지해야한다.’는 폭력적인 시선이 아니라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의 등장이라며 난색을 표하는 쪽이 더 많다. 또 다른 쪽에서는 성장기를 방종으로 보낼 수 있다 염려하며 반대를 표하기도 한다.앞선 우려들에 대해서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두발상태를 탈선 혹은 학업과 연관시키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이라 말한다. 실제 많은 대안학교나 혁신학교에서 파마와 염색이 자유롭지만, 기성세대가 우려하는 현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학생들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비정상’이 ‘정상’으로 되돌아갔다며 이를 열렬히 반기고 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두발 자유화는 학생들의 인권,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한 걸음이다. 두발길이에 대한 규제는 과거 군대식 문화에서 비롯된 잔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학교들이 두발길이에 대한 단속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두발 길이를 단속하는 학교들이 존재한다. 또 염색이나 펌과 같은 학생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규제가 심하다.
과거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잘린 자신의 상투를 들고 울던 많은 조선인들에게 머리카락은 자긍심과 자존심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이는 현재 한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많은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것으로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것에 대한 반항을 표한다. 또 자신의 정체성과 기분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머리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하나의 표현수단으로, 자기 자신을 정립하는 수단으로써 사용되는 두발을 학생들에게만 너무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안중근청년기자단 우지선 기자>
작성일 : 2018. 11. 12.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