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단 4기) 난민문제? 그건 꼴찌여도 괜찮아...

청년안중근
2020-03-20
조회수 571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OECD 통계의 최하위 결과에 대해 이토록 관대했던가? 행복지수와 출산율 등이 OECD 꼴찌를 기록한 날이면 여론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매스컴은 끊임없이 정부 정책의 개선을 요구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는 139위, 35개국 중 34위를 기록한 하나의 항목은 전혀 우리의 부끄러움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바로 우리나라의 난민 수용률이다.


  대부분의 난민은 지중해를 건너 유럽국가로 넘어간다. 이런 지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는 난민 문제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따라서 난민 수용에 매우 인색한 태도를 보인다. 일본의 경우 난민 지원에는 적극적이지만 난민 수용률은 0.1%로 난민 수용에는 소극적이다. 지난 6월 500명의 난민이 제주도로 몰려오자 온 나라다 들썩거렸다. 국민 청원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로 가득하고 예멘 난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그 결과 현재 예맨 난민 500명 중 난민 인정은 ‘0명’, 인도적 체류허가는 362명에 불과하다. 난민으로 인정된 경우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보호를 받으며 기초생활과 교육 등의 보장을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예맨 난민 중 이런 권리를 인정받은 사람은 0명, 대부분은 인도적 체류지위로 국내에서의 이동은 자유롭지만 난민 인정 자와 같은 국가의 보호는 받지 못하는 지위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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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예멘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난민법 및 무사증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국가의 난민 심사 결과에 여론의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언제나 보다 뜨거운 반응이었고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컸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범죄발생과 난민 수용과정에서 발생할 비용이다. 그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주지 않아도 난민이 우리나라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비용은 발생한다. 난민 신청기간 동안 신청자에게 의식주를 제공해주어야 하는데 그 생계비와 난민 지원 시설 운영비, 난민 통역비 그리고 난민 소송비와 의료비까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는 OECD 난민 수용률 최하위 국가가 하기에는 너무나 섣부른 걱정이며 이들의 국적만 보고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우리가 난민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생각보다 많다. 우리나라는 엄연히 난민 협약의 가입국가이며, 난민에 대해 국제사회가 약속한 바를 이행해야할 책임이 있다. 그것의 강제성과는 별개로 우리의 어깨는 난민에 대한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주는 각종 이득은 취하려고 하면서도 그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은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 아닌가?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 영국을 향해 ‘단일시장의 이점은 취하려 하면서 이민자 정책은 외면하려는’ 영국의 태도를 향해 체리피킹(Cherry Picking.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챙기는 행위)이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나라도 이와 다를 바 없는 태도를 줄곧 취해온 것이다.

 

  난민을 향한 우리들의 이중성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의 대통령은 이민자 통제가 안 되면 국경을 영구 폐쇄하겠다며 강경한 반 이민자 정책을 내세운다. 우리나라에 이런 트럼프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몇 안 되지만 난민 수용은 아주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개인보다 국가를 앞세우면 민주와 자유의 몰락이라며 울부짖는 사람들이 난민을 바라볼 땐 국가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존재를 덮어버린다. 난민에게 인도적 체류를 허가해주는 것은 자국민에게서 등을 돌리고 난민의 국가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일각에서 그들의 생존을 보장해주는 차원의 인도적 체류허가를 보고 자국민을 버렸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의 사고 회로가 참 궁금해진다. 어떤 사고를 하면 난민 보호가 자국민 방치라는 명제가 어불성설이다.

 

  그들에게는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할 능력이 없다. 그들에게 유일한 선택을 차악을 택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고통을 호소하는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적어도 최악은 되지 말자.

 


<안중근청년기자단 조윤진 기자>

 

 

작성일 : 2018. 11. 2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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